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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흑형은 싫어요”…우리를 부끄럽게 한 한 마디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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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버티기엔 꽤 힘든 시간이었다. 샘 오취리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받아 왔던 편견의 시선은 생각보다 험난했다. 이미 통달한 듯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그의 이야기에 뜨끔한 시청자들도 많았다. 

 

샘 오취리는 지난 4일 방송된 JTBC ‘말하는대로’의 토크 버스커로 출연했다. 한국에 정착한 지 벌써 7년. 그는 이곳에 머물면서 한국인들에게 느꼈던 감정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. 많은 에피소드 중 유독 시민들의 귀를 이끈 건 ‘차별’에 대한 이야기였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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샘 오취리는 지하철에서 한 시민이 “‘까만 XX가 한국서 뭐하는 거냐. 너희 나라로 가라’고 인종 차별 발언을 들은 적이 있다”고 털어놓아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뜨악하게 만들었다. 하지만 한 시민의 불호령보다 아팠던 것은 그날 지하철에 함께 있던 사람들의 ‘냉담함’이었다.

 

샘 오취리는 “외국인이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데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더라. 한국인들이 말하는 ‘우리’에 나 같은 외국인들도 포함이 돼 있는 걸까, 하는 생각이 들었다”고 당시를 회상했다.

 

뿐만 아니었다. 어학원 면접에서도 백인이 아닌 흑인이라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당했던 것이나 에볼라 바이러스가 돌았을 당시, 한 식당이 아프리카인 출입을 금지했던 것 등 샘 오취리는 한국에서 살면서 매우 일상적인 것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받아야했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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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같은 에피소드들은 한국 사회가 흑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, 또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일례였다. 인간의 존엄성을 따지며 하늘 아래 ‘평등함’을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차별에 대한 인식이나 시점이 완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했다.

 

샘 오취리가 털어놓는 인종 차별의 현주소는 듣는 이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. 샘 오취리에게 대 놓고 면박을 줬던 시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MC 하하 또한 연방 “미안해”, “내가 다 미안하다”고 대신 반성했다. 유럽에서 동양인으로서 받아야 할 차별이나 비하에 대해서는 핏대를 세우면서, 정작 우리 또한 백인과 흑인의 경계를 가르고 차별해왔던 것은 아닌지, 샘 오취리의 담담한 버스킹이 또 한 번 반성하게 만든 것이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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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럼에도 샘 오취리는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. ‘우리’라는 단어가 자신을 이곳에 묶어두고 있다고 털어놓았다. 크리스마스 때 한국인 친구 집에서 3일이나 머물렀던 것, 자국에 ‘572학교’를 설립하면서 한국인 5천명에게 후원을 받았던 것 등 따뜻한 관심과 온정의 손길이 행복하고 소중했다는 것이 샘 오취리의 소감이었다.

 

마지막으로 그는 “‘흑형’이 아니라 형이나 동생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다”고 말했다. 피부색 상관없이 형이자 동생이자 오빠이고 싶다던 샘 오취리의 소박한 바람… 샘 오취리가 그토록 좋아했던 한국인들의 ‘우리’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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